인연이네요 1권 - 인연은 사람이 살아가는 근원이다.
국민가수 보컬신 이선희 누님은 '인연'이라는 노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부할 수 없기에 인연이라고.
믿고 보는 작가 노자키 마도의 '인연이네요 1 : 유카리 군, 흰 토끼와 인연을 보다'는 그런 인연을 다루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하타노 유카리는 어느 날 우연히 사람의 인연을 관장하는 신적 존재인 흰 토끼를 만나게 됩니다.
인연을 맺거나 자르는 힘을 가진 존재와의 만남이라니 거참 기묘한 인연이네요 하고 끝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토끼는 무슨 강력한 스탠드사라도 되는지 유카리까지 인연을 보는 힘에 눈을 뜨게 됩니다.
거기까지는 기묘한 스탠드 배틀 세계에 퐁당한 것도 아니니 그나마 괜찮았지만 이 망할 토끼가 설명한답시고 유카리의 인연을 끊어버렸습니다.
그것도 연애 쪽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이 시대 죽창 든 솔로부대원들이 들었다면 통곡할 그런 사태에 '내가 하는 일 도와주면 인연 맺어줄게.'라는 이 악마 같은 토끼의 유혹에 유카리는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연 맺어준다고는 했지만 언제 맺어준다고는 안 했다.' 같은 함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이런 큐베 같은 축생 녀석!!
아니, 사고가 난 근본적인 원인인 주제에 애꿎은 사람에게 거부할 수 없는 부탁을 해 부려먹고, 생활을 책임지게 하고, 아주 가끔 도움을 주지만 그보다 민폐를 더 끼치니
케로짱 같은 녀석이라고 해야겠군요.
토끼고기가 지방이 거의 없고 순수한 단백질 덩어리라 좋은 다이어트 음식이라는데...
뭐, 이렇게 썼지만 저건 어디까지나 배경이고 보다보면 어쩐지 정이 들어 나츠메 우인장의 야옹선생 같은 느낌도 드니 너무 거부감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거기다 중요한 건 소설의 축이 되는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의 중점은 어디까지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인연이니까요.
사랑, 우정, 가족의 정, 죽은 자와의 인연.
각각의 인연에 얽힌 이야기들이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물론 사랑한다고 해서 그게 꼭 이어진다고 할 수 없고, 아무리 가깝게 지내더라도 헤어질 수도 있으며,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인연이라는 놈의 특성도 잘 들어가 있지요.
'인연은 사람이 살아가는 근원이다.'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말입니다.
뭐, 그 중요한 근원을 저 흰 토끼는 그냥 잘라버렸지만요.
그 때문에 엄청나게 강고한 인연이 생겼지만 흐음...
마지막 장면을 보건데 이 녀석 주인공 안 보는 곳에서 계획대로! 라며 사악한 웃음을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역시 노자키 마도! 소리가 나올 만큼 이야기 하나하나가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책 표지에 1권 표시가 없어서 단권으로 끝인가 했는데 다행히 2권이 나왔더군요.
이거 이 책과의 인연은 아직 끊기지 않은 모양입니다.
나이스 인연!!
부디 그 인연의 끈이 굵은 밧줄 수준이라 오래도록 이 시리즈를 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책만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의 인연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2권 기대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