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지 않는 학생 살인사건 - 노자키 마도의 모순유희

by 버밀리오 2015. 4. 30.
반응형

 


죽지 않는 학생 살인사건

저자
노자키 마도 지음
출판사
영상출판미디어(영상노트) | 2015-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학교에 영원한 생명을 가진 학생이 있데요." 생물 교사?이...
가격비교

 


모순(矛盾)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논리 따위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 '세상의 그 어떤 방패라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죠.

 

세상의 그 어떤 방패라도 뚫을 수 있는 창으로 어떤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될까?

 

결코 사냥당하지 않는 테우메소스의 여우와 세상에 못 따라잡을 짐승이 없는 사냥개 라일라프스의 추격전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를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미스터리에 써먹은 책이 있으니 노자키 마도의 '죽지 않는 학생 살인사건-시키베츠 쿠미코와 방랑하는 불사'입니다.

 


제목만 봐도 모순적인게 딱 보이죠.

 

죽지 않는 학생이 살해당했다? 뭐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아니 그보다 불사라니 오컬트의 영역이잖수. 녹스가 설정 보면 이건 미스터리가 아니라고 하겠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 책은 훌륭한 미스터리거든요. 재미있는데다가 반전도 괜찮은, 표지만 평범하게 바꾼다면 라노벨인지 못 알아볼 오컬트 미스터리입니다.

 

녹스의 10계 따위 저리 가버리라지.


 

아, 가는 김에 종종 눈에 띄는 오타도 좀 가버렸으면 좋겠군요. 생각보다 좀 보이는 편입니다.

 

 

그럼 책 내용에 들어가서 이 책의 등장인물은 세 명입니다.

 

주인공인 이토 선생과 영원한 생명을 가진 학생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아마나 타마,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가진 학생 시키베츠 쿠미코.

 

이 셋이 죽지 않는 소녀가 살해당한다는 실로 모순적인 살인사건과 맞닥들이면서 누가, 왜, '영원한 생명을 가진 자'를 살해했는지, '영원'의 정의와 '불사'의 정의가 뭔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영원과 살해, 불사와 살인. 이게 성립이 되나 싶은 살인사건을 그렇기에 해결해버리는 걸 보면 참 뭐라고 할지.

 

도저히 답이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여우와 사냥개를 아예 둘 다 돌로 만들어버리는 제우스식 방법보다는 깔끔하지만요.

 

사실 이 책에서 살인사건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보통 추리소설에서는 살인사건이 주축이 되는데 이건 정반대로 그저 곁가지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시키베츠 쿠미코의 영원한 생명의 비밀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추리물로 성립되는 부분이며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역자님이 후기에서 다 까발릴 정도로 말이죠. 그 매력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절대 역자후기부터 읽지 마세요.

 

다행히 전 처음부터 읽었지만 나중에 후기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경고멘트라도 위에다 써주시지 역자님도 참....

 

 

음, 사실 저 비밀에 대해 예전에 생각해본적이 있어서 그 생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나와 있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때는 이런 이야기도 있으면 재미있겠다 했는데 실제로 나온 걸 보니 이건 정말 재미있더군요.

 

노자키 마도 작가님의 글솜씨가 좋아서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야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시~일!"인 반전까지 보여주시니 거참.

 

결말을 읽고 시키베츠 쿠미코의 진정한 정체와 작 중 키아이템이 되는 '그것'의 진짜 주인을 맞추는 건 참 즐거웠습니다.

 

제목도 참 멋들어지게 잘 지었고 속도 참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내용이고 이거 노자키 마도라는 이름을 제 머릿속 작가 리스트에 올려야 되겠네요.

 

다른 작품들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분명 실망하지는 않겠죠.


 

아, 사서 읽을 게 많아 행복하구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