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모르는 여자애가 껴안아올 때 좋다고 생각해? 미안, 부담스러워.

by 버밀리오 2016. 8. 23.
반응형

만화나 애니, 소설, 영화 같은 미디어물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상황이 있죠.

 

 

 

모르는 여자애가 갑자기 껴안아오는 것.

 

그런 건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고 저한테는 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일어나긴 하는 일이더군요.

 

 

저녁시간 집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탄 사람은 저, 할아버지, 할머니, 여자애 4명.

 

각각 누른 층수도 달랐고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세 명 다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었고, 나중에 대화를 들어보니 셋 다 모르는 사이더군요.

 

근데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데 여자애가 갑자기 저를 껴안더라구요.

 

아니 갑자기 이게 뭔 일이여?!

 

왜 러브코미디물 같은 걸 보면 갑자기 여자애가 껴안아오면, 그게 어린 여자애라도 좋아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만 현실은 개뿔.

 

'얘가 왜 모르는 사람, 그것도 어른남자에게 이렇게 살갑게 안겨드는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부담스러울 뿐이더군요.

 

뭐, 하는 행동을 보니 애교가 많은 아이 같으니 제게 애교라도 부린 거겠죠.

 

저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안기고 귀염받을 말만 했으니. 할아버지도 귀엽다고 그랬고.

 

저 보고 오빠냐고 물어보기에 그렇다고 하니까 바로 웃는 얼굴로 오빠, 오빠 라고 불러주기도 했구요.

 

제가 걔한테는 도저히 오빠라고 불릴 정도는 아닌지라 양심에 좀 찔렸지만 그래도 오빠라고 불리니 좋긴 하더이다.

 

이걸 보면 애가 참 귀염성 있는 성격이긴한데 왜 나한테 몇번이나 엉기는 거지?

 

아니, 한번 달라붙었으면 됐잖아? 왜 할아버지나 할머니랑 다르게 나만 몇번이나 껴안는데?

 

나 너 모르거든? 너도 날 모르잖아?

 

 

요즘 같이 무서운 세상에 뭐 이렇게 무방비하게...

 

목적한 층에 도착해 서로 헤어지긴 했지만 그 아이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껴안아도 될 사람만 껴안아야 할텐데...

 

 

아, 그리고 다리에 그렇게 엉겨붙으면 사람에 따라 참 곤란하단다.

 

6, 7살 어쩌면 그보다 더 어릴지도 모를 아이라 참 걱정되었습니다.

 

무서운 세상에 순수가 지켜지기를.

 

 

오늘 일에 대한 깨달음.

 

귀엽지만 모르는 아이가 껴안아오는 건 당혹스럽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역시 현실은 미디어물과 달라요!!

 


...설마 내가 삭막한 사람인 건 아니겠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