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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앨리스 1권 - 연옥 같은 세상의 위악 히어로

by 버밀리오 2015.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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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앨리스. 1

저자
카가미 타카야 지음
출판사
노블엔진 | 2015-0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카가미 타카야 소설『묵시록 앨리스』 제1권. 도시 일대를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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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책소개에 꺼려지는 무언가가 있으면 읽기 망설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꼴 못 본 적이 좀 많았거든요.



묵시록 앨리스의 책소개는 다른 건 다 좋았는데 한 부분에서 걸렸습니다.



“세상 따윈 전혀 관심 없으니까 좀 봐주시죠. 솔직히 말해서 숨 막힐 것 같거든요.”



뭐지.... 이 양판소에서 판을 치는 세상엔 관심 없는 척하는 주제에 온갖 깽판 다 치는 놈들이 자주 하는 말 같은 건...



다른 소재는 맘에 들었지만 저 말 때문에 좀 불안불안해하며 읽었습니다만 다행히 꽝은 아니더군요.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인 1권으로서 합격점을 줘도 될만큼요.



저 사람 걱정하게 만든 주인공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미궁병. 도시 일대를 거대한 미궁으로 바꿔버리는 소녀만이 걸리는 병. 제한시간이 지나면 미궁구역의 주민은 모조리 전멸.



막는 방법은 제한시간 안에 소녀를 죽이는 것뿐.



묵시록 앨리스의 세계는 저 미궁병으로 인해 적당히 쑥대밭이 된 세계입니다.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는 지옥같은 세상은 아니지만 소년소녀로 하여금 병에 걸렸을 뿐인 소녀를 세계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쳐죽이게 하거나 이권다툼으로 동료를 배반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거나 필요하다는 이유로 생체실험이 벌어지는 연옥 같은 세계죠.



주인공이 저런 말을 지껄이며 삐딱하게 구는 것도 이해가 가는 세계입니다그려.



하지만 그렇기에 소개님 왈 사상 최악의 주인공이 더 빛을 발하는 세계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수단, 방법, 의도 모두 악랄하지만 어쨌든 일이 끝난 후의 결과'만' 보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안티 히어로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서는 악도 될 수 있다는 다크 히어로도 아닌 입만 틱틱대는 정통파 히어로거든요.



주인공은 죽어라 아니라고 하지만 애초에 아무도 돕지않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발버둥치고, 입으로는 어쩌구저쩌구 말하면서 악행은 하지를 못하고, 아닌척 하면서 동료를 생각하고, 구하지 못한 소녀를 위해 울어주는 인간을 정통파 히어로가 아니면 뭐라고 부르라고?



사상 최악의 주인공은 개뿔. 어떤 기동전함의 북진씨가 말한 것처럼 아무리 두꺼운장갑으로 가려도 마음의 약함은 가릴 수 없는 인간인 겁니다, 주인공은.



이건 작중에서 너무나 잘 나타나있어 주요인물들 전원이 그걸 알아채고 주인공을 좋은 사람 취급하는데 주인공은 그걸 죽어라 아니라고 하며 틱틱대는 게 이 소설의 제일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네,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요.



다른 캐릭터들이나 미궁내 전투나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데 주인공의 '나는 입이 싸가지 없는 도시남자, 하지만 내 동료들에겐 따뜻하겠지.'의 매력이 너무 넘쳐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들이 가려집니다.



이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서 더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죠.



이미 좋은 녀석인게 뽀록난 만큼 2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부분이 보충되었으면 좋겠군요.



부디 그러길 바라며 2권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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