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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소녀 - 암흑전골 속 소녀들의 탐정소설 엔드 크레디트

by 버밀리오 201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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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엔진 팝(NE pop)에서 나온 아키요시 리카코의 '암흑소녀'를 읽고 떠오른 작품은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 두번째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세번째는 아비코 타케마루의 '탐정영화'입니다.

 


저 세 작품의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 포스팅의 제목도 저 셋에서 따왔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라쇼몽'으로 영화화 되었으니 이쪽이 더 익숙하실지 모르겠네요.

 


셋 다 참 재미있는 작품들인데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이야기를 만드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입니다.

 


거기에는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서 돌아오는 이익이 있고, 그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이 있죠.

 


'암흑소녀'도 그런 의미에서 같은 맥락에 있는 작품입니다.

 


'암흑소녀'는 한 소녀의 죽음에 얽힌, 그녀를 죽였다고 의심받고 있는 같은 문학 동아리의 소녀들이 그 소녀의 죽음에 관한 진상을 추리해 소설로 써서 발표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둠 속에서 암흑전골을 먹으면서 말이죠.

 


우와.... 암흑전골이라니... 친구가 적은 미소녀들을 구토하는 히로인으로 만들어버린 그거로군요.

 

암흑냄비, 어둠전골이라 불리는 미각 테러. 이미지를 넣으려고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게 많아서 이미지 넣기도 거시기한 그것.

 


먹을걸로 칠 수 있는 장난 중 가장 흉악한 '묻지마 전골'이라니 구역질이 치솟을지도....

 


정작 구역질이 치솟게 한 건 용의자인 소녀들이 쓴 소설의 내용과 진상이었지만요.

 


십인십색이라고 소녀들이 써온 자기가 생각하는 진상과 범인은 전부 달랐으니 그 안에서 드러나는 소녀들의 감추어졌던 모습이 참 눈을 가리고 싶은 모습이었더라.

 


뭐, 까놓고 말해 소녀들 모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된 이기적인 거짓말을 해놨습니다.

 


그 거짓부렁으로 점철된 모든 소설을 읽고 그 안에 숨겨진 단서와 진실을 조합해 진상을 밝혀내는게 이 소설의 재미이죠.

 


저도 작품 초반에 진상과 결말에 대한 가설을 하나 세우고, 작중 소설에 나오는 단서들로 보충해 하나의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만...

 

 

 


역시 작가님이 한 수 위였습니다.

 


거기서 그런 진상을, 거기서 그런 결말이라니!!!!

 


제가 예상했던 것이 어느 정도 맞긴 맞았는데 안 맞은 부분이 정말 대박이더군요.

 


다 읽은 다음에 하는 얘기지만 설마 소설 띠지에도 단서가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간만에 신선한 충격 느껴보네요.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된 이기적인 거짓말을 늘어놓는 인간군상들의 추악함과 그것을 뛰어넘는 진상의 추악함.

 


역시 노블엔진 팝을 믿고 본 보람이 있네요.

 


아키요시 리카코, 노자키 마도처럼 기억해둬야겠습니다.

 

 

<표지 이미지 : 노블엔진 http://www.noveleng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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