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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은 한밤중에 피아노를 친다 1권 - 오컬트 서스펜스 하드보일드 소설

by 버밀리오 2015.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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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은 한밤중에 피아노를 친다

저자
쿠가 본초 지음
출판사
영상출판미디어(영상노트) | 2015-07-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마주친 남자는 악마였다. 그가 내게 말했다. 원하는 것을 이루...
가격비교

 

 

이웃은 한밤중에 피아노를 친다.

 


방음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면 참 민폐짓이 아닐 수 없는 일이 제목인 이 소설은 서스펜스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그것도 악마가 등장하는 일종의 오컬트물인데 '탐정은 바에 있다'의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정도만 본 제겐 좀 색다르더군요.

 


「마주친 남자는 악마였다.
 
그가 내게 말했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겠노라고――.」

 


주인공 버드는 과거에는 인간이었지만 하필이면 운도 더럽게 없게도 악마에게 걸려 계약을 하는 바람에 악마가 된 존재입니다.


계약사항 잘 확인해보고 계약했어야 했는데 그걸 모르는 바람에 신세를 망쳐도 단단히 망친 인간, 아니 악마죠.


이 소설에 나오는 악마는 요즘 불평등 계약으로 유명한 큐베보다도 더 악질인 놈들이라 술자리에서 한 농담조차도 계약의 승인으로 삼아버리는 무시무시한 놈들입니다.


큐베는 적어도 말하는 동물로 나타나 계약에 대한 인식이라도 시키지 이 놈들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인식이고 뭐고 지 편할대로 계약하고 떠나버려요.


거기다 어딘가의 보석씨앗이나 성배를 따라하는지 소원은 무조건 비뚤어진 형태로 이루어주는데 취소하려면 계약을 한 악마를 찾아 죽여야 합니다.

 

 


70억 인구와 플러스 악마들이 가득한 이 세계에서 대체 어떻게 계약한 악마를 찾으라고....


하지만 계약을 취소하려면 번개를 연속으로 일곱번 맞고 로또를 연속으로 일곱번 맞을 확률이라도 도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악마들 따까리 짓을 한다해도요.

 

그대, 악마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지 말지어다.


하면 인생 종치니까.

 


그리하여 이 소설은 계약취소라는 소망을 위해 악마의 따까리 노릇을 하는 주인공 버드와 동료악마인 리치가 악마 사회의 룰을 지키는 감사관으로서 ‘어느 악마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일종의 추리소설적인 요소로 시작된 이 소설은(오컬트가 가미되었어도) 악마에게 홀린 권력자, 악마와 연관된 여자, 악마를 사냥하는 조직과 얽히게 되면서 재미와 흥미로움을 더해가는데 전반적으로 흐르는 우울함과 주인공의 고뇌와 후회, 상실감이 '악마'라는 소재와 잘 어우러져서 독특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그런 재미로 밀어붙이지요.

 


뭐, 어울리지 않게 깨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악마를 사냥하는 조직, 청장국의 지휘관 로이 로웰이 그러한데 이 친구 주인공들과 적대하는 조직의 능력있는 지휘관임에도 불구하고 호구입니다.


뭐랄까 써야할 곳이 아닌데 선량함과 친절함을 써 일을 망치는 타입이라고 할까, 이 인간이 그런 쓰잘데기 없는 호의를 베푸는 바람에 죽은 동료만 몇 명인건지...


거기다 진상이 드러나는 부분에선 호의를 원수로 갚은 주인공을, 저기서 자기 동료들을 정육점 고기 자르듯 베고 있는 악마와 동료인 주인공을 돕기까지 합니다!


이런 놈을 지휘관으로 두고 명령에 따라야하는 청장국 직원들이 불쌍하군요.


주인공의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릭인데 거참... 그런 호의와 선의는 자기 목숨만 책임져도 될때나 보여야할텐데요.


아무튼 이 친구 덕분에 소설의 하드보일드 점수가 좀 떨어진 느낌입니다. 다음에 나올땐 선의와 호의는 구분해서 사용하게, 친구.

 

 


그럼 추리요소로 넘어가서 범인이 누구인지는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독자들이 70점 정도 맞춘 곳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예상 못 해서 점수를 많이 주고 싶은데 범인이 '말 많은 악당'이 되는지라....


분명 절체절명의 순간인데, 그냥 어떻게 해서든 주인공을 죽이고 튀어도 모자를 판국에 뭘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나.


오지만디아스도 아닌 주제에 아무리 추리부분의 진상해설이 필요하다지만 그렇게 주절주절... 아수라 남작인가, 자네.


모든 진상을 알고 있는 레이 C의 존재도 있었으니 다른 방식으로 진상해설을 할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아무래도 작가님이 진상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당하고 의기양양한 흑막이 주인공에게 다시 데꿀멍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으셨나 봅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뭐, 그래도 이런저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꽤 괜찮은 소설입니다.


분위기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제법 제 취향입니다.


2권도 나왔다고 하니 2권도 읽게 될 거 같군요. 그건 또 어떤 재미를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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